Skip to content

2023 회고

Published: at 오후 01:34

2023 회고

내가 2023년에 무엇을 했을까? 달력과 사진첩을 찾아보며 기억을 더듬어보자.

Table of Contents

Open Table of Contents

Q1

졸업을 위해 교봉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운좋게 학교에서 진행하는 삼정중학교 교육봉사 프로그램 티케팅에 성공해서 편안하게 30시간을 받게 되었다. 1월에는 수업 계획을 짜고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교육봉사를 진행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그렇게 못할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슴이 뛰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교사를 평생 직장으로 가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사명감이 정말 중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2023 회고-1704084180920.jpeg

자취방도 새로 계약했다. 늦게, 급하게 구하다 보니 좋은 방은 별로 없고 어디 나사가 하나씩 빠진 방밖에 없었다. 그나마 좀 넓고 위치도 괜찮고 2층이라 벌레도 안나오는 방에 살게 되었다. 근데 창문 열면 벽이라 해가 들지 않는다. 이건 지금 비타민 D로 보충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학교 다니기 전이라 여자친구랑 자주 놀러다녔다. 생일때 비싼 호텔도 가보고, 맛있는것도 먹고.. 동우랑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도쿄 처음 가봤는데 굉장히 즐거웠다.

2023 회고-1704084597168.jpeg

군대에 있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SW마에스트로에 지원했다. 동기, 선배가 12기, 13기 활동 하는거 보면서 너무 하고싶다고 생각했고, 군대에 있을 때 준비도 나름 열심히 했었다. 코테는 그냥 풀었고, 포트폴리오는 방학때 만든 간단한 웹 프로젝트 하나와 학교다닐 때 만든 프로젝트 두 개를 제출했다.

도쿄에 있을 때 코딩테스트 사전 점검날이라 노트북을 가져가서 점검하고, 귀국하자마자 바로 코딩 테스트를 풀었던 기억이 있다. 연습은 당연히 못했는데 나름 잘 풀어서 뿌듯했다. 면접은 엄청 절었는데 코딩 테스트에서 사람들이 많이 떨어진 덕분에 운좋게 붙었다고 생각한다.

2023 회고-1704085139221.jpeg

SW 마에스트로 14기 합격 후기

여자친구와 생일을 함께 보냈다. 22년 생일은 군대에 있어서 여자친구가 택배로 선물을 보내줬는데 23년 생일은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제일 좋았던건 여자친구가 차려준 생일상이 아니었나 ㅎㅎ..

2023 회고-1704085016386.jpeg

수강신청을 말아먹고 어쩌다 보니 율전에서 수업을 듣게 되었다. 오랜만에 학교에 가게 되어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율전까지 가게 되었다. 우리과 수강신청은 언제쯤 괜찮아질까?.. 같이 율전 가는 사람이 윤재뿐이라 율전에서 윤재랑 밥을 자주 먹게 되었다.

2023 회고-1704200388150.jpeg

Q2

SW마에스트로 예비과정과 학교 수업이 겹쳐서 너무 힘들었다. 온라인이면 괜찮은데 모두 오프라인으로 모여서 진행하다보니 뭐하나 쉬운게 없었다. 팀빌딩, 멘토선정, 다 오프라인으로 나가서 만나면서 해야 하는데 나는 명륜에서 수업 듣고 인자셔틀타고 율전가서 수업 듣고 끝나면 이미 저녁이고..

그래도 어찌저찌 좋은 팀원들, 멘토님들과 함께하게 되었다. 역시 운이 좋다.

2023 회고-1704085923729.jpeg

예비군 처음 가는데 시원하게 늦잠자서 택시타고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기억이 있다. 24년에는 일찍 일어나야지!

공부가 정말정말 ×100\times 100 힘들었다. 선형대수학도 듣지 않고 기계학습원론 수업에 머리부터 박았는데 한학기 내내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과제도 너무 많았다. 도서관가서 과제하고 공부하고 연수센터 끌려가고 기획 회의하고 멘토링하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살았는지 잘 모르겠다.

특히 기말고사 기간이 쉽지 않았다. SW마에스트로 기획 심의와 기말고사 기간이 겹쳤고, 기말 프로젝트도 너무 많았다. 심지어 난 팀장이었고, 발표까지 해야 했다. 어떻게든 매일매일 밤새서 잠 줄여가면서 틀어막고, 기말과제도 다 내고, 기획심의도 한번에 통과했다. 다행.

2023 회고-1704087006948.jpeg

프로젝트 주제도 잘 정했고, 학점도 살면서 처음으로 4 넘어봤으니까 괜찮은 거 아닐까? 또 하나 얻은게 있다면 대학원에 갈 마음이 사라져버렸다. 기계학습원론 과목에 수식이 너무 많이 나와서 마음이 꺾여버렸다. 역시 개발이 훨씬 재밌다.

우리 학교는 6월 초에 종강을 한다. 함께 하는 팀원은 6월 말 종강이라 그 전까지 미뤄두었던 웹 개발 공부를 조금 해봤다. 이것도 참 배울게 많았다. 겨울방학에 아주 잠깐 프로젝트 한거 말고는 거의 손을 대본적이 없어서 고생 많이 했다. 그래도 하다보면 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임했다.

Q3

본격적으로 SW마에스트로 과정이 시작되었다. 방학 기간동안 우리 팀은 평일은 매일매일 나와서 회의하고, 개발했다.

제대로 된 개발도 이번이 처음이고, 협업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첫 번째 통곡의 벽은 ‘배포’였다. AWS도 잘 모르고, 네트워크도 잘 모르고, 이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공부해야 하는지도 잘 몰라서 좀 많이 헤맸다. 결국 GG치고 같은 팀원인 상민이에게 도움을 구했는데 너무 빨리 돼서 신기하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했다.

나중에 SW마에스트로에서 AWS Training Center로 교육을 보내줬는데 이때 들으면서 아 그게 그거였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2023 회고-1704088061985.jpeg

아 AWS 가고싶다..

7월 말에는 바쁜 와중에 여자친구랑 오사카로 여행을 다녀왔다.

2023 회고-1704197515964.jpeg

2023 회고-1704197353926.jpeg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치란 라멘과 오사카 국룰 플라잉 다이노소어.. 이때 좀 급하게 간거라 유니버셜 스튜디오 패스도 중고나라에서 겨우겨우 구했다. 역시 P처럼 살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다음 여행은 계획을 잘 세우는걸로..

여행 출발 전에 거하게 싸웠는데 그래도 여행 출발하면서 화해하고 즐거운 여행 했다. 싸우지 말자!

8월에는 소마 중간점검때문에 또 엄청 바빴다. 지금 생각해보면 발표 준비를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모르겠다. 그시간에 개발이나 하지 그랬니 승일아..

2023 회고-1704197650912.jpeg

아무쪼록 중간점검 잘 끝내고 오랜만에 시골 내려가서 푹 쉬다 개강했다. 2학기 수강신청? 당연히 말아먹었다. 그래도 졸업에 필요한 과목은 모두 잡아서 4-2는 좀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한학년 35명에 복수전공, 편입까지 50명이 넘는데 수업 정원이 22명은 좀 ㅋㅋ.. 맘에 안드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네가 선택한 학교다.

전공 3과목, 교육봉사(서류만 제출하면 P), 4차산업혁명(1학점 PF) 이렇게 편안한 시간표를 만들었다. 저번학기에 너무 고생해서 율전은 가지 않기로 했다. SW마에스트로와 학기 병행하기 힘들기도 하고 대중교통에 쓰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비효율적이라.. 4-2에 몰아 듣는거 말고는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2023 회고-1704198014571.jpeg

학교 수업시간에 수업 안듣고 개발하고, 끝나자마자 연수센터 달려가는 멋진 생활이 시작되었다. 수업 절반이 온라인이고, 원래 우리 팀은 늦게 모이는 편이라 원래 모이는 시간에 모일 수 있었다. 내가 좀 일찍 일어나야 했지만..

9월 말쯤 윤재가 AI해커톤 나가자고 해서 나가게 되었다. 별 생각 없이 나갔는데 어쩌다 보니 1등을 해버렸다. 해커톤은 살면서 처음인데 앞으로는 안나가지 않을까 싶다. 너무 힘들기도 하고 하루만에 대충 만든 프로젝트라 별 기술적 고민이 없기도 해서..

2023 SKKU AI 교육 해커톤 후기

2023 회고-1704198140666.jpeg

9월에 검색 기능을 구현하느라 삽질을 좀 했다. DB에서 LIKE 쿼리 날리는게 너무 별로라 검색엔진 도입하고 싶었고, 여러가지 방안 중 고민하다 결국 AWS OpenSearch 사용하기로 했다. 매니지드 서비스가 편하긴 하다. 공식 문서도 잘 되어 있어서 큰 문제 없이 도입 성공했다.

임베딩 결과 벡터도 검색엔진에 넣었는데 이건 좀 별로였다. 비싼 인스턴스도 아니라 메모리도 얼마 없는데, 이런 것까지 검색할 때 메모리에 올라와서 JVM Memory Pressure가 엄청 높게 나왔다. 만약 다시 개발한다면 벡터 저장소는 다른 곳으로 빼서 검색엔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

2023 회고-1704198858271.jpeg

열심히 OpenSearch 삽질한 결과.. 물론 프로젝트 지원금으로 냈다. 소마 최고.

Q4

10월에는 학교 중간고사가 있었지만 별로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시험 당일 새벽에 1회독정도 하는게 끝이었다. 사실 이번학기 학점을 잘 받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슬프진 않았다.

TOPCIT 시험을 봤다. SW마에스트로 아니면 보통은 평생 볼 일 없는 시험이다. 근데 이 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 받으면 우리 학교 & 우리 과 졸업 요건을 동시에 충족할수 있다. 학교 졸업 요건중 하나인 창의품은 TOPCIT 3수준 이상을 요구하고, 우리 과 졸업 요건은 TOPCIT 4수준 이상을 요구한다. 4수준 이상 받기가 힘들다고 해서 그냥 공부 안하고 봤다.

그런데…

2023 회고-1704199732323.jpeg

어우 달아.. 창의품과 컴교 졸업 요건이 충족되었다. 국제품은 예전에 카투사 가려고 본 토익으로 충족했고, 인성품은 올해부터 사범대 졸업 요건인 교육 봉사와 중복 인정이 된다고 해서 예전에 한 교육 봉사시간을 제출했다. 난 이제 남은 18학점만 들으면 그냥 졸업이다.

아마 이때쯤 인텔 인턴십 모집 공고가 올라와서 지원했다.

Intel Korea SW engineer Intern 지원 후기

결과적으로 아쉽게 떨어지게 되었지만 영문 이력서도 작성해보고, 면접도 두번이나 보고 알찬 경험이었다. 300명정도 지원했다던데 생각보다는 적었다. 다들 외국계 기업에 지원하는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 난 열심히 써야지.

기술면접 전날 여자친구랑 시그니엘 갔던것도 기억에 남는다. 돈 많이 벌고싶다.

11월 발표 직전 막판 스퍼트. 챗봇 기능에 유행하는 RAG 한스푼 첨가했다. 생각보다 잘 작동해서 놀랐다. 적절 Threshold를 정하지 못했는데, OpenAI 블로그에서 0.8정도로 잡으면 된다고 해서 실험 조금 더 해보고 그렇게 설정할 계획이다.

2023 회고-1704200971578.jpeg

발표 준비는 정말 얼마 안했다. 애초에 인증이 목표가 아니었기도 하고, 중간때 너무 시간을 많이 써서 이 템플릿 거의 그대로 가져간 후, 개발한 내용 시연만 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잘 판단한 것 같다. 개발이 재밌다.

2023년 가장 짜릿했던 일은 바로 페이커의 롤드컵 우승이다.

2023 회고-1704200160964.jpeg

내가 이걸 죽기 전에 또 보다니.. 물개박수 치면서 웃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티켓값이 100만원이라도 그냥 사서 갈걸 하고 후회도 해보고..

이걸 보니 문득 10년째 정상을 지키는 페이커가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지네…

페이커가 ‘과정’이 즐거웠다고 인터뷰했는데 나도 올해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이 즐거웠고, 그래서 결과가 어떻든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증 못받았지만 즐거웠잖아?

사실 결과가 그렇게 나쁘지도 않았다. 겨울 방학을 백수로 보내지 않기 위해 6개의 기업에 인턴 지원을 했고, 요즘같이 팍팍한 세상에 하나라도 붙었으니 말이다.

2023 회고-1704200496764.jpeg

빨간색은 서탈, 주황색은 면탈, 초록색은 최합이다.

제일 아쉬운 기업은 아무래도 카카오가 아닐까? 코테를 잘 봐서 김칫국좀 마셨는데 역시 3학년 2학기 마친 내 신분으로는 어림도 없었나보다. 소마 최종 발표 끝나자마자 바로 코테라 준비를 많이 못했는데 24년에는 코테를 더 많이 볼거니까 준비를 좀 해야겠다고 느꼈다.

2024 카카오 채용 연계형 겨울 인턴십 지원 후기

2024 LG CNS 채용연계형 인턴 지원 및 합격 후기

기말고사는 소마 끝났으니 양심상 공부를 해봤지만 망해버린 중간고사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굉장히 사소한 부분이다.

제한재 멘토님과 팀원들이랑 다같이 여행도 다녀왔다. 정말 멋지고, 존경스러운 멘토님이다. 그래서 나도 나중에 소마 엑스퍼트나 멘토가 되고싶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수료식도 참여해서 사진도 찍고, 수료증도 받았다. 뭔가 후련하면서도 아쉬웠다. 지금 드는 생각은 ‘학교 더 대충 다니고 소마 더 열심히 할걸’이다. 학교 출석이 뭐라고.. 끝날때쯤 돌아보니 수업시간이랑 겹처서 멘토링, 특강을 거의 듣지 못했다. 재밌어 보이는 주제가 많았는데 너무 아쉽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연말은 대부분 여자친구와 함께 보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제주도로 여행도 가고, 29일에는 2주년 기념으로 맛있는 스시도 먹고, 커플링도 새로 맞췄다. 2023년에는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2024년에는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싶다.

2023 회고-1704201454824.jpeg

2023년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SW마에스트로 기간동안 ‘난 왜 이것도 모르지?’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며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래도 1년 전과 비교하면 실력이 꽤 많이 늘었다. 실력이 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더 의미있는건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상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역하고 개발 처음 시작했을 때 너무 막막했다. 내가 가고싶은 회사 JD를 보면, 아는게 단 하나도 없었고, 얼마나 공부해야 저기 도달할 수 있을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그게 뭔지, 그리고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더 알아야 하는지 어느정도 윤곽이 보인다고 해야하나?

이런 부분을 2024년에 좀 더 채워서, 올해보다 빠른 속도로, 더 많이 발전하고 싶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인턴도 열심히 해서 전환되고.. 김승일 화이팅!